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다양한 세대에 경제적 충격을 안겼지만, 특히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에게는 사고방식의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안겨주었습니다. 사회 초년생이거나 막 사회에 진입한 M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 불안정한 고용시장, 자산 격차, 소비 패턴의 변화에 직면하면서 기존의 경제관에서 탈피한 새로운 방식의 재테크, 소비, 노동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팬데믹을 기점으로 변화한 MZ세대의 경제관을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변화된 소비 트렌드: 가치소비에서 생존소비로
코로나19 이전, MZ세대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세대로 평가받았습니다. 친환경 제품, 사회적 기업, 브랜드 스토리에 집중하며 나의 소비가 곧 나의 정체성을 반영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은 소비 행태를 급격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수입 감소, 고용 불안, 외출 제한은 소비의 우선순위를 "생존" 중심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식료품, 위생용품, 의료 서비스와 같은 필수 소비가 급증하고, 여행, 외식, 고급 소비는 급격히 위축되었습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이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고, 무지출 챌린지, 소비 자제 캠페인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MZ세대는 과시보다 실용, 트렌드보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쪽으로 소비 철학을 바꾸어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 당근마켓 이용자가 폭증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팬데믹은 MZ세대의 소비를 "나를 위한 가치소비"에서 "생존을 위한 실속소비"로 이끌었습니다.
투자 마인드의 전환: 저축에서 자산증식으로
MZ세대는 팬데믹 이후 자산관리에 대한 인식도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은행 저축, 적금 등 안정적인 방법을 선호했지만, 초저금리 환경, 자산 가격 상승, 취업 불안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식 투자입니다. 2020년부터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주식투자 붐이 일어났고, 많은 MZ세대가 처음으로 증권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이어 비트코인, NFT, 해외주식, 부동산 소액투자까지 다양한 형태의 투자에 눈을 돌렸습니다. 이들은 유튜브,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커뮤니티 중심으로 투자 인사이트를 공유하면서 투자 활동을 일상화했습니다.
재테크는 이제 MZ세대에게 '부의 이동'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 이상 월급만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 아래, 자산 증식을 위한 리스크 감수는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MZ세대의 금융 문해력을 높인 동시에, ‘소비 세대’에서 ‘투자 세대’로의 전환을 가속화시켰습니다.
일에 대한 가치관: 워라밸에서 파이어족까지
코로나 팬데믹은 직장과 일의 개념에도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원격근무의 확산, 비대면 업무의 일상화는 MZ세대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아도 일할 수 있다는 경험은, 더 많은 사람들이 ‘회사 중심’의 삶에서 ‘개인 중심’의 삶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가치로 자리잡았고, 나아가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을 꿈꾸는 MZ세대가 늘어났습니다. 빠른 경제적 독립을 위해 과감히 지출을 줄이고, 다양한 수입원을 만들며, 조기 은퇴 후 자신만의 삶을 설계하려는 흐름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디지털 노마드와 같은 비정형적 직업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플랫폼 노동이나 부업을 통해 '다양한 소득원'을 만드는 것이 표준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MZ세대는 팬데믹을 계기로 직업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벗어나, '삶의 질'과 '시간의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방향으로 노동관을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단지 전염병의 확산이 아니라, MZ세대의 소비, 투자, 일에 대한 인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들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 흐름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MZ세대의 변화된 경제관을 읽는 것이 필수입니다. 지금 바로 여러분의 경제 관념도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